리 페이스는 좋은 영화를 이야기하는 걸 멈출 수 없는 사람입니다. 자신이 출연한 영화인지 여부도 따지지 않아요. 2006년작 *더 폴(The Fall)*이 화제에 오르자 그는 곧바로 열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.
"그 영화는 제 커리어에서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어요. 정말 멋진 사람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죠." 그는 타셈 싱 감독의 시각적으로 황홀한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, 그 영화가 특별했던 이유를 덧붙였습니다.
그리고는 "이 영화 이야기 꺼내줘서 고마워요."라며 웃었죠. "정말 자랑스러운 작품이에요.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는 아니지만, 만약 누군가 이 영화를 봤다면, 저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."
리 페이스는 현재 가장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. 주연과 조연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균형을 유지하며, 특정 장르나 역할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소화하는 배우죠. 2003년 〈솔저스 걸(Soldier’s Girl)〉로 영화 데뷔를 한 이후, 로맨틱 코미디부터 SF, 시대극, 그리고 대형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습니다. (트와일라잇 시리즈 한 편, 마블 영화 두 편, 그리고 호빗 삼부작까지 출연했죠!) 그리고 최근에는 Bodies Bodies Bodies를 통해 슬래셔 영화까지 도전했습니다.
"제게 찾아온 역할들은 언제나 예상 밖이었어요.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작품들이었지만, 막상 해보면 도저히 안 했을거라 상상할 수 없는 작품들이었죠." 그는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말했습니다. "그 작품들은 제 커리어와 제 삶 속에서 완벽히 맞아떨어졌어요. 그래서 저는 이제 쉬는 시간을 즐기면서, 만약 저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고 제가 흥미를 느낀다면, 그 문을 열고 한 번 걸어 들어가 보는 거예요. 그리고 어떤 일이 펼쳐질지 지켜보는 거죠."
리 페이스가 사랑하고 영감을 받은 영화들 역시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합니다. 그라인드하우스 영화부터 홍콩 로맨스, 첩보 액션물까지 폭넓게 영향을 받았죠. 그가 A.frame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했어요.
*참고)
그라인드하우스 (Grindhouse) 는 주로 미국에서 B급 영화, 슬래셔, 호러물을 상영하는 극장으로 여기서는 [킬빌] 을 B급 슬래셔물로 구분하여 '그라인드하우스 영화' 라고 지칭합니다.
1. 킬 빌 Vol.1 & Vol.2
감독/각본: 쿠엔틴 타란티노
제가 항상 '가장 좋아하는 영화'로 꼽는 작품이 바로 킬 빌 1, 2예요. 이 영화는 정말 멋져요. 음악도 끝내줘요. 우마 서먼의 연기는 완전히 압도적이고요. 그리고 이 영화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어요.
쿠엔틴 타란티노는 자신의 작품을 정말 사랑하는 감독이에요. 그래서 그는 이 캐릭터들과 함께 작업하는 순간들을 너무나 즐기고 있다는 게 화면에서 고스란히 느껴져요. 또 모든 장면에서 신체적인 연기가 요구되는 점도 너무 좋아요. 이 영화는 정말 최고 중의 최고라고 생각해요.
2. 해피 투게더 (1997)
감독/각본: 왕가위
고등학교 때 <해피 투게더>를 처음 봤어요. 그리고 ‘영화로 이런 걸 표현할 수도 있구나’라고 생각했어요. 이렇게 복잡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고, 이런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.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"나도 저런 걸 하고 싶다. 저런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. 나도 이런 작품의 일부가 되고 싶다."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.
그때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해요. ‘그래, 이게 내가 있어야 할 자리야.’
3. 트루 라이즈 (1994)
감독/각본: 제임스 카메론
최근에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제이미 리 커티스 주연의 <트루 라이즈>를 다시 봤어요.
이 영화에서의 제이미 리 커티스는 정말 멋져요. 그녀의 모든 것이 자신감 넘치고 쿨해 보였어요. 슈워제네거와 커티스 두 사람 모두 이 영화에서 정말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.
4. 올랜도 (1992)
감독/각본: 샐리 포터
이 영화는 정말 아름다우면서도 원작 소설만큼이나 압도적으로 매력적인 작품이에요.
*참고)
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인 [올랜도]를 원작으로 하며 틸다 스윈튼이 주인공을 연기합니다. 당시 버지니아 울프의 동성 연인에게 보내는 자전적 연애 편지이자 동시에 젠더-페미니즘 부분에서 급진적인 판타지 소설입니다. 영화의 미술 또한 여러 대중매체에서 레퍼런스 되었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입니다.
5. 탑건: 매버릭 (2022)
감독: 조셉 코신스키
각본: 에런 크루거, 에릭 워런 싱어, 크리스토퍼 맥쿼리
파운데이션을 촬영하느라 프라하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었어요. 집을 떠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향수병이 좀 생겼는데, 그때 IMAX에서 <탑건: 매버릭>을 봤어요.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빠져들었어요. 이 영화 속에서 톰 크루즈는 정말 대단했어요. 그의 연기는 단순한 액션을 넘어서 있었고, 영화 전체에 미친 영향도 엄청났어요. 또 영화의 연출 자체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요. 전투기들이 실제로 날아가면서 촬영한 장면들을 보고 "이게 정말 가능해?"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.
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영화가 담고 있는 가치관이었어요. 우리 모두 삶에서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오잖아요.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요. 그럴 때 내 안에서 더 나아갈 힘을 찾아내고, 버티고, 끝까지 밀어붙이면 결국 최고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너무 감명 깊었어요.
이런 주제를 이렇게까지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고, 그건 분명 톰 크루즈라는 배우가 이 업계에서 쌓아온 시간과 그가 가진 깊은 통찰 덕분이라고 생각해요. 그리고 이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어요. 이 업계의 일부라는 게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.
출처 : aframe oscar / 2022
https://aframe.oscars.org/what-to-watch/post/lee-pace-5-movies-that-i-just-love